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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폭행?” 뱅크시 신작, 英 뒤흔든 역풍…정체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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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법봉에 맞는 시위대 장면, 왕립법원 외벽 벽화로 등장
당국 “보존 건물 훼손” 즉시 가려…경찰은 ‘범죄적 훼손’ 수사 착수
팔레스타인 집회 직후 공개…25년 베일에 싸인 정체 드러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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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왕립법원 외벽에 나타난 뱅크시 신작. 판사가 쓰러진 시위대를 법봉으로 내리치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출처=뱅크시 인스타그램


영국 대표 거리예술가 뱅크시가 런던 왕립법원 외벽에 남긴 신작이 논란을 불렀다. 판사가 시위대를 공격하는 장면을 담은 벽화가 공개되자 당국은 곧바로 가려버렸고 경찰은 ‘범죄적 훼손’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예술과 범법 사이에서 촉발된 이번 역풍은 법정으로 이어질 경우 25년 넘게 베일에 싸인 정체 공개로 번질 수 있다.

판사와 시위대 충돌 장면작품에는 법복과 가발을 착용한 판사가 쓰러진 시위대를 향해 법봉을 내리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위대는 붉은 페인트가 튄 피켓을 들고 있다. 벽화는 법원 단지 내 퀸스 빌딩 외벽에서 발견됐으며 당국은 즉시 검은 비닐과 철제 가림막으로 덮고 철거 방침을 밝혔다.

경찰 “수사 계속”런던경찰청은 8일(현지시간) “훼손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며 수사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영국 법은 5000파운드(약 880만 원) 이상 피해에 최대 징역 10년, 2500파운드(약 440만 원) 이하 피해에 최대 3개월 징역이나 벌금을 규정한다.

팔레스타인 집회 직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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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왕립법원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의 새 벽화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년 9월 8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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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왕립법원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의 새 벽화 앞에 한 시민이 누워 있다. 2025년 9월 8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벽화는 팔레스타인액션 지지 집회 직후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 집회에서 890명을 체포했다. 반(反)테러법으로 단체가 금지된 직후였고 영국 최대 규모 대량 체포였다.

시민단체 ‘디펜드 아워 주리’는 “작품이 시민 자유 억압을 고발한다”며 “저항을 더 강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반응 엇갈려해리엇 하먼 영국 상원의원은 이날 BBC에 “법원은 의회의 법을 해석할 뿐 판사가 시위 억압을 주도했다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반면 미술계에서는 “권력이 시위대를 억압하는 이미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낸 풍자”라고 평가했다.

정체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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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왕립법원 퀸스 빌딩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출근길 시민들이 오가며 작품 앞을 지나고 있다. 출처=뱅크시 인스타그램


뱅크시는 사건 직후 인스타그램에 “런던 왕립법원”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올리며 진위를 확인했다. 이번 사건이 재판으로 이어지면 오랜 미스터리가 풀릴 가능성이 있다.

걸작과 범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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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액자 속 분쇄 장치가 작동해 절반이 잘려 나가며 ‘사랑은 쓰레기통에’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오른쪽은 분쇄 직후 모습. 자료사진


뱅크시는 그동안 정치·사회 문제를 풍자한 작품으로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018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스스로 파괴된 ‘풍선과 소녀’는 ‘사랑은 쓰레기통에’로 불리며 2021년 1850만 파운드(약 2600억 원)에 낙찰됐다.

뱅크시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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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드티 차림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뱅크시의 인터뷰 장면. 그의 정체는 25년 넘게 베일에 싸여 있다. 출처=플리커 webdice


뱅크시는 1990년대 후반 브리스틀 거리에서 등장한 그라피티 예술가다. 스텐실 기법으로 정부 정책, 전쟁, 자본주의, 인권 문제를 비판해 명성을 얻었다.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으며 로빈 건닝햄이나 로버트 델 나자가 후보로 거론된다. 그의 작품은 수십억 원대에 거래되며 현대 미술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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