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재앙의 전조”…샴쌍둥이 뱀 출현에 발칵 뒤집힌 볼리비아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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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의 14살 소년이 길에서 찍은 샴쌍둥이 뱀. 리두노 캡처


남미 볼리비아에서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샹쌍둥이 뱀이 발견됐다. 좀처럼 보기 힘든 기형 뱀의 출현을 두고 ‘불길한 징조’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회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볼리비아 베니주(州) 산이그나시오 데 목소스 지역에서 길을 걷던 14살 소년이 우연히 샴쌍둥이 뱀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었다.

소년은 “심부름을 다녀오다가 볼리바르 사거리에서 우연히 바닥을 기어가는 뱀을 봤는데 머리가 두 개였다”면서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여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나중에 머리가 두 개인 걸 확인한 소년은 너무 신기해서 가족과 이웃들에게 보여주려고 뱀의 사진을 찍었다. 소년은 신박한 뱀의 사진을 찍었다고 자랑하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반응이 의외였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나타난 건 재앙의 전조현상이라고 걱정했다는 것.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 곳곳에서는 샴쌍둥이 뱀을 불길한 징조로 여기는 미신이 있다. 분쟁 발생이나 전염병 창궐, 참변 등이 발생할 때 샴쌍둥이 뱀이 먼저 나타난다는 게 원주민들의 오랜 믿음이다.

이웃들은 불길한 징조가 있음을 널리 알려야 한다면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고 했다. SNS에 공유된 샴쌍둥이 뱀 사진이 빠르게 확산했다. 사진에는 “뱀의 길이는 곧 재앙의 기간을 의미한다. 얼마나 긴 뱀이었느냐” “머리가 두 개로 깊게 갈라져 있을수록 재앙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재앙이 오긴 오겠지만 매우 심각한 재앙은 아닐 것 같다” 등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사진이 화제가 되자 현지 언론은 “샴쌍둥이 뱀이 재앙의 전조현상이라는 데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불안에 떨 이유가 없다고 당부했다.

유기동물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수의사 마르코 그레밍게르는 “학문적으로는 이두 현상이라고 부른다”면서 “배아 발달과정에서 일란성 쌍둥이가 분리되지 않아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가 달린 기형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두 현상을 가진 뱀이 재앙을 미리 알리기 위해 나타난다는 신앙에는 아무 근거도 없고 확인된 연관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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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발견된 쌍두사. 뉴시스


그럼에도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 호세피나(여)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쌍두사가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요즘 가뜩이나 시국이 어수선해 더욱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산드로도 “인생을 살아 보니 어른들의 말이 틀린 적이 없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도 많다”면서 “절대로 이번 일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고 했다.

유전자 이상으로 쌍두사가 태어날 확률은 10만분의1 정도로 알려졌다. 쌍두사는 드물게 태어날 수 있지만 돌연변이로 대부분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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