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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자연] 기후변화+라니냐의 역습…빙하 쪼개지고 호수 말라붙은 아르헨

작성 2022.11.30 09:47 ㅣ 수정 2022.11.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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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축구장보다 큰 빙하덩어리가 떨어져 나온 비에드마 유동빙하
기후변화에 라니냐의 심술까지 더해진 남반구 아르헨티나의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최대 빙하지역에서 초대형 빙하가 떨어져 녹는가 하면 대형 호수가 거짓말처럼 증발해 바짝 마른 황야로 변해버렸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적인 빙하관광의 명소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스주(州)에선 비에드마 유동빙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비에드마 유동빙하가 쪼개지는 모습은 우연히 관광지를 촬영 중이던 한 관광객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다. 현지 언론은 “정확한 면적은 알 수 없지만 언뜻 봐도 축구장보다 훨씬 큰 빙하덩어리가 쪼개지더니 떨어져 나왔다”고 전했다.

빙하덩어리가 쪼개지는 데는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어디선가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굉음이 울리기 시작하더니 비에드마 유동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덩어리는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고는 천천히 바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목격한 관광객들은 “순간 머리카락아 곤두서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에선 황야로 변해버린 대형 호수가 언론에 소개됐다. 언론이 취재한 현장을 보면 한 방울 물도 남지 않아 완벽한 황야로 변해버린 베라 호수는 악취만 진동하고 있었다. 물이 마르면서 탈출하지 못한 물고기들이 죽어 썩어가면서다.

사라진 호수 인근에 농장을 운영하는 에드가르도 코르네호는 “보트를 타고 나가 낚시를 즐길 정도로 풍요롭던 호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일대의 야생동물들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수가 사라지자 농민들은 우물을 파 농지에 물을 대고 가축들에게 물을 공급하려 했지만 이마저 실패했다. 지하수가 나오긴 했지만 염도가 높아 식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농민들은 “사람들이야 어떡하든 살겠지만 마실 물이 없는 소들이 너무 불쌍하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기후변화에 라니냐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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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짝 말라 자취를 감춰버린 베라 호수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극심한 가뭄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면적 세계 8위인 아르헨티나에선 전체 국토의 54%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이 공개한 가뭄피해지도를 보면 아르헨티나 국토의 절반 이상은 빨갛게 표시돼 있다.

농업대국인 아르헨티나에선 당장 농사가 걱정이다. 곳곳에서 농민들은 파종을 못하거나 파종면적을 줄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농무부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가뭄에 시달리는 농지가 최소한 1억4000만 헥타르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기후변화와 라니냐의 협공으로 올해 가뭄이 1961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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