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억 원, 최고 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의 희귀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값싼 드론에 또 격추됐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14일(현지시간) 페이스북 통해 “제414 독립 여단이 감시 및 공격에 사용되는 500만 달러(약 70억 원) 상당의 러시아 드론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오리온 드론(러시아명 이노호데츠)은 크론시타트사(社)가 개발한 장거리 중고도 무인 공격 및 정찰 드론으로 레이더와 전자전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길이 8m, 날개폭 16.3m인 오리온 드론은 주로 날개에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해 지상 목표를 공격한다. 중·고고도(7.5㎞ 안팎)에서 24시간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250㎏의 무장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군의 대표 장거리 다목적 드론으로 꼽힌다.
대당 가격은 최소 1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번에 격추한 것이 500만 달러, 약 7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군의 오리온 드론 뒤편을 향해 조심스럽게 날아가다가 우측 날개 부분과 충돌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중전에서 활용한 드론의 정확한 기종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앞선 공중 무인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대체로 저렴한 대공 FPV(1인칭) 드론을 활용해 왔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디펜스익스프레스는 “오리온 드론의 파괴는 전술적 승리일뿐 아니라 러시아에 상당한 재정적·기술적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이 드론은 수년간의 개발 기간과 고가의 수입 부품이 있어야 하는데, 이중 상당수는 대러 제재 때문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격추 영상은 우크라이나 드론과 대(對) 드론 전력의 역량 강화를 보여준다”면서 “러시아는 정찰과 표적 지정을 위해 장거리 드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 방공 부대와 드론 운영자들은 고고도 및 첨단 플랫폼까지 요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오리온 드론 한 대당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오리온 드론 손실은 러시아의 드론 전쟁 전략이 지속 불가능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러시아군이 보유한 오리온 드론의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최근 공습으로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추가 배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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