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수학은 쉽고 디자인은 어렵다 - 서울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작성 2018.09.20 15:14 ㅣ 수정 2018.09.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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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에는 개화기 초창기 시절의 간판 디자인을 전시하고 있다


“좋은 예술가는 흉내를 내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파블로 피카소. 1881~1973&g

디자인이 세상을 움직인다. 1997년, 끝없이 추락하던 미국 기업 ‘애플’의 구원투수로 CEO자리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1955-2011)는 회사를 다시금 일으킬 핵심역량으로 디자인 변혁을 내세운다. 이를 위해 회사 내에서 산업디자인 팀을 이끌고 있던 조너선 아이브(51. 현 애플 CDO)을 발탁한다.

조너선 아이브는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감싼 감성적 디자인의 컴퓨터, 아이맥(1998)을 그려 낸다. 10억 달러의 적자가 1년 만에 4억 달러의 흑자로 돌아선다.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단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지닌 조너선 아이브만의 디자인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애플은 단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 디자인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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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 옆 와우산 초입에 위치한 서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4차 산업의 핵심 역량 중 가장 중요한 힘이 바로 디자인이라는 의견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은 눈 안에 들어온 모양새에 마음을 내어주게끔 변하고 있다. 수천억 제품 개발비를 보기 좋게 날려 먹은 디자인도 있고, 애플사처럼 넘어지던 회사 다시 일으켜 세운 디자인에 관한 일화도 심심찮게 들린다.

또한 우리네 속담에도 나오듯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든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며 고운 물건 손이 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우리나라 디자인이 다 모여 있는 곳, 서울 근현대디자인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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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를 비롯하여 진귀한 최초 디자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은 서울시 등록 제1종 전문박물관 제 55호로 인가가 난 곳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디자인 전문 박물관으로 홍익대 근처 와우산 자락에 2008년 3월 14일에 개관하였다. 이곳에는 국내 디자인 사료들을 5만 여점 이상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개화기 이후 2000년대 초까지 한국 디자인에 관련된 수많은 사료들 중에서 역사적, 미학적 가치가 높으며 희귀성이 있는 디자인 제품 약 1,6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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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인 삼양 라면의 초창기 포장지 디자인을 볼 수도 있다


서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의 외양은 자그마한 원룸 크기의 독특한 건물모양을 지니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건물은 박물관이라고 부르기에는 규모가 아담하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관람객들에 그리 큰 위압감을 주지 않아 다정다감한 느낌도 안겨 준다. 지상 2층과 3층에 상설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나머지 층들은 학예연구실 및 디자인숍, 커피숍 등이 위치하고 있어 가벼운 산책 장소로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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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 텔레비전을 비롯하여 1960년대 출시된 전자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박물관 규모와는 다르게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귀한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기자료,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 ‘박가분’,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우리나라 최초의 전축, 우리나라 최초의 텔레비전 VS-191, 우리나라 최초의 냉장고, 우리나라 최초의 비디오 카메라, 우리나라 최초의 핸드폰 등등 전시된 제품마다 눈물 쏙 뺄만한 이야기 한 트럭씩 가지고 있는 귀한 물건들이 박물관에는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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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와 90년대에 출시되었던 각종 PCS와 컴퓨터 단말기도 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 2층과 3층의 상설전시장은 ‘밤하늘에 빛나는 7개의 별 ... 북두칠성’이라는 컨셉트로 모두 7개 섹션으로 구분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 자료부터 2002년 월드컵 관련 자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근현대 디자인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꿰어볼 수 있도록 시대순으로 조명해 놓기도 하였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처럼 그리 크지 않은 박물관이지만, 옛날이야기 가득하고 유익한 박물관임에는 틀림이 없는 곳이다.

<서울근현대디자인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규모가 작아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자인 관련 업종에 종사하거나 옛날 물건들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특히 데이트 장소로는 제격이다.

2. 누구와 함께?

- 연인과 함께 천천히. 홍대에 나온 김에 시간이 난다면.

3. 가는 방법은?

- 2호선 신촌역 7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13번 탑승 후 와우공원 정문에서 하차.

- 273번, 7011번, 마포08, 마포09번 탑승 후 산울림소극장 하차, 도보 5분

4. 감탄하는 점은?

- 우리나라 최초 제품들의 모습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유명하지도 않으며 또한 아주 유명해질 만큼의 규모를 갖춘 박물관은 아니다. 전문가의 컬렉션 장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6. 꼭 봐야할 물건은?


- 우리나라 최초의 각종 전자 제품들. 간판들

7. 관람의 의미를 찾는다면?

- 책이나 화면이 아닌 실제 만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날것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designmuseum.or.kr/sub/main.a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마포구 경의선 숲길, 홍익대 주변, 신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너무 큰 기대는 가지지는 말기를. 규모가 크지 않다. 디자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천지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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