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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애플도 돈 냈다”…트럼프, 백악관에 3500억 원대 ‘방탄 연회장’ 추진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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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셧다운 속 억만장자들과 호화 만찬, WP “백악관 리모델링에 빅테크·방산 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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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동관 연회장에서 열린 만찬 행사 중 개선문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새 연회장을 짓기 위해 대기업과 억만장자 후원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CNN방송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새 연회장이 약 9만 제곱피트(8360㎡) 규모로 건설되며 총비용은 2억5000만 달러(약 3547억 원)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임식까지 열 수 있는 공간”이라며 “방탄유리로 된 가장 웅장한 연회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방산·암호화폐 업계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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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동관 연회장에서 만찬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부자 만찬에 실리콘밸리, 월가, 방산 업계 인사 약 130명을 초청했다. WP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코인베이스·구글·록히드마틴·팔란티어·T모바일·아마존 등 연방정부와 계약 관계가 있는 기업 다수가 기부 명단에 포함됐다.

억만장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와 석유 재벌 해럴드 햄, 암호화폐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 등도 만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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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동관 연회장에서 열린 기부자 만찬을 위해 마련된 자신의 좌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백악관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중으로, 100년 만의 최대 규모 공사인 대형 연회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행사장에는 금테 장식 접시와 흰 장미 장식, 샴페인과 와인이 제공됐으며 메뉴는 토마토 판차넬라 샐러드, 비프웰링턴, 배·시나몬 크럼블 디저트였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모형을 들어 보이며 설계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 모금이 순조롭다. 완공 후에도 돈이 남을 것”이라며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WP “기부는 로비 수단”…윤리 논란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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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새 연회장 건립에 기부한 후원자들과의 만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WP는 “이번 기부가 전통적 로비 방식을 버리고 대통령과 직접 접점을 만들려는 새로운 통로”라며 “기업들이 ‘트럼프의 꿈’을 현실로 만들며 정치적 호감을 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캐슬린 클라크 워싱턴대 법학과 교수는 “법적으로 그의 주머니로 직접 들어가는 돈이 아니더라도 개인적 명예와 상징에 도움이 된다면 명백히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성명을 내고 “정부 셧다운 15일째 공무원 수천 명이 무급 상태인데 대통령은 억만장자와 와인잔을 부딪치고 있다”며 이번 만찬을 “돈으로 접근권을 사는 저녁”이라고 비난했다.

유튜브 합의금 유입 의혹…민주당, 구글에 질의서WP는 공사 자금 중 2000만 달러(약 283억 원) 이상이 유튜브와의 합의금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계정 정지 조치에 맞서 제기한 소송이 올해 합의로 마무리되며 유튜브 측이 지급한 금액이다.

이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닐 모한 유튜브 CEO에게 서한을 보내 “해당 합의금이 연방법상 뇌물죄 위반 소지가 있는지” 여부를 질의했다.

비공개 기부 구조도 논란…“비영리 신탁 통해 세제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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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새 연회장 건립에 기부한 후원자들과의 만찬 행사 중 개선문 모형을 집어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기부금은 국립공원관리청(NPS)과 협력하는 비영리단체 ‘트러스트 포 더 내셔널 몰’(Trust for the National Mall)이 접수·관리하고 있다.

비영리단체를 통한 기부는 세금공제 대상이면서도 기부자 공개 의무가 없다. 전통적인 정치자금법 규제와는 다른 구조다. 윤리전문가들은 “투명성이 모자라 사실상 우회 로비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S 측은 “이번 프로젝트는 현 대통령뿐 아니라 미래의 모든 대통령이 백악관을 대표해 세계 각국 인사를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텐트 칠 일 없다”…트럼프式 백악관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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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새 연회장 건립에 기부한 후원자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으며, 앞쪽에는 개선문 모형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대형 행사를 열 때마다 텐트를 세워야 했지만 새 연회장이 완공되면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며 “진정한 대통령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지난달 이미 남쪽 잔디밭 일부의 나무를 베어내고 굴착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0년 오바마 행정부에도 백악관에 연회장 건설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자서전 ‘트럼프, 강한 미국을 꿈꾸다’(Time to Get Tough·2015년)에서 “마러라고 클럽에 세계 최고의 연회장을 지었다”며 “화려한 연회장만큼 내가 잘 짓는 것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개선문도 함께 세운다”…‘트럼프 도시 구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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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동관 연회장에서 열린 기부자 만찬에서 제안된 ‘워싱턴 개선문’의 다양한 설계 모형과 도안을 공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만찬 자리에서 워싱턴 개선문 모형을 공개하며 “미국의 승리를 기념할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개선문은 워싱턴 D.C.와 버지니아를 잇는 알링턴 메모리얼 브리지 인근 원형 광장에 세워질 예정으로, 독수리와 월계관, 여신상이 장식된 고전양식으로 설계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구상한 건축물로, 행정명령에 담긴 ‘고전주의 복귀’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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