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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악 전력난에 신호등도 먹통…원인은 호주산 석탄 금지 여파?

작성 2021.09.27 09:29 ㅣ 수정 2021.09.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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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에너지 절감 목표를 위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지만 산업용 전력이 아닌 가정용 전력까지 정전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동북지역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전력 제한, 정전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했다. 가장 심한 지역은 동북 지역이었다. 일부 도시는 3일 연속 정전이 되었고 심지어 전기가 끊어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정전이 되면 휴대폰도 제대로 터지지 않아 고립될 위험성도 대두되고 있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동북 지역은 신호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간이 많고 일부 가게들은 촛불에 의지해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지역은 지난 23일 이후부터 “전력 부족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당분간 전력 제한을 계속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 앞으로 얼마 동안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전력기관 “전력 공급 정상 회복 시기 장담 못 해”

정부 당국도 뾰족한 대안이나 구체적인 회복 시기를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 전력기관인 스테이트그리드(国家电网) 국가전력 측은 “동북지역은 원래 산업용 전력에 대해서만 순차적으로 전력을 제한해 왔지만, 전력난이 계속되면서 어쩔 수 없이 가정용 전력도 제한하게 되었다”며 “향후 전력 공급이 회복되는 대로 가장 먼저 가정용 전력 사용을 회복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전력난을 인정했다.

지난 23일 선양(沈阳)시에서는 전력 제한의 일환으로 도로 신호등까지 사용이 중단되자 심각한 교통 혼잡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동북 지역의 문제만은 아니다. 생산기업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광동성에서도 전력난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미 광동성의 여러 생산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일주일에 적게는 하루, 많게는 사흘만 공장을 가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만이 아니다. 광동성 전력국과 광동 전력은 광동성 전체 관공서에 에어컨 실내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설정하고 3층 이하 사무실은 엘리베이터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전력량 절감에 동참하도록 했다. 현재 중국 내 16개 성에서 이 같은 전력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쓰촨성의 경우 그 강도가 가장 약한 경우로 불필요한 생산라인, 조명 등은 사용하지 말라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반대로 닝샤(宁夏)의 경우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기업에 대해 “한 달간 가동 중단”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를 내렸다. 장쑤성, 광동성, 저장성은 물론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기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2030년 탄소 배출량 목표 달성 VS 호주산 석탄 금지 여파

중국 당국은 이런 강도높은 조치의 이유로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아직 9년이 남았지만 최근 4년 동안 중국의 석탄 사용량은 계속 증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석탄 소비량은 2017년 27억 6200만 톤, 2020년 28억 1169만 톤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한편 정부의 이런 설명과 별개로 해외 언론들은 중국의 전력난이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는 화웨이 5G 통신 사업 참여 배제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중국 책임론 제기 및 국제 사회의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는 등 중국 정부와 사이가 틀어졌고 중국은 보복 차원에서 지난해 10월부터 호주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자국 석탄 소비의 약 50%를 차지하는 호주산 석탄을 대체하기란 역부족이었고 결과적으로 자국의 전력 부족, 석탄 가격 상승 등을 야기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과 기업들의 몫이 되어 버렸다.

이민정 상하이(중국)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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