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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했네” 푸틴, 동원령 잘못 인정…지지율 80% 붕괴 ‘화들짝’

작성 2022.09.30 11:04 ㅣ 수정 2022.09.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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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대통령은 다자녀 가구의 아버지와 만성질환자, 군사 경험 없는 자와 징병 연령을 넘긴 노인을 직접 거론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된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지시했다. ‘마구잡이’ 동원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사진=더선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율이 80% 아래로 떨어졌다. 지지율 80%선이 무너진 건 개전 이후 최초다. 국내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걸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동원령 발동 과정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여론조사 독립기관 레바다센터가 지난 22일부터 28일(이하 현지시간)까지 18세 이상 러시아 시민 1631명을 대면 인터뷰한 결과, 푸틴 대통령 지지율은 77%(오차범위 ±3.4%P 이내)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60%로, 지난달보다 7%P 하락했다. 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27%로 개전 이래 가장 높았다. 부분 동원령 발동이 러시아 민심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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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24의 연설 방영분.
2월 초 71%였던 푸틴 대통령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히려 상승, 개전 직후인 3월에는 8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 발동과 함께 '나라 밖 사정'이었던 전쟁이 각 개인의 '일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지지율은 77%까지 떨어졌다.

부분 동원령 선포 후 러시아에서는 동원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선 시위자 2400명이 붙잡혀 갔다. 심지어 친정부 성향의 국영언론 러시아투데이(RT) 편집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조차 "고의로, 또 악의적으로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보낸 사람들 같다"고 날을 세웠다.

탈출 행렬도 이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최소 20만명의 남성이 항로와 육로를 통해 러시아를 탈출했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21일부터 나흘간 26만명의 남성이 국외로 빠져나간 걸로 집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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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린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자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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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로 향하는 러시아인들 - 27일(현지시간) 한 무리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와 조지아의 국경지대인 베르흐니 라르스를 걸어서 지나가고 있다.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뒤 조지아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의 북오세티야공화국에는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몰려들고 있다. 2022.9.27 베르흐니 라르스 AP 연합뉴스
민심이 들끓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푸틴 대통령은 결국 부분 동원령 집행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음을 처음으로 공개 인정했다. 지지율 하락 발표 하루 만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29일 국가안보회의에서 "동원 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모든 실수는 바로잡아야 하고, 앞으로 실수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자녀 가구의 아버지와 만성질환자, 군사 경험 없는 자와 징병 연령을 넘긴 노인을 직접 거론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된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지시했다. '마구잡이' 동원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발 빠르게 정부 실책을 인정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전문가들은 전날 발표된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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