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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결과 바꾸면 지옥 볼 것”…트럼프, 온두라스 대선 개입 논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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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대선에 ‘입김’ 논란…아스푸라·나스라야 표차 불과 500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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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마러라고 별장에서 보냈다. AFP연합뉴스


“온두라스가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다. 만약 그렇게 하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렇게 경고하며 개표가 중단된 온두라스 대선에 공개적으로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온두라스 선관위가 개표를 자정에 중단했으며 47%만 집계된 상태에서 티토 아스푸라 후보가 500표 차로 앞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만 명의 표가 아직 남아 있다”며 “반드시 개표가 완료돼야 한다.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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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온두라스가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며 경고 글을 올렸다. 그는 “개표가 47%에서 멈췄고 티토 아스푸라 후보가 500표 차로 앞서 있다”며 “수십만 명의 표가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루스소셜 갈무리


이 게시글은 몇 시간 만에 수천 건의 반응을 얻으며 온두라스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개표 57%서 ‘기술적 동률’…트럼프 개입에 긴장 고조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7% 개표 기준 국민당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 후보가 74만 9022표(39.91%)를 얻어 근소하게 앞섰고 자유당의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는 74만 8507표(39.89%)로 불과 515표 차다.

아나 파올라 할 선관위원장은 “현재 상황은 기술적 동률”이라며 “남은 표는 수작업으로 집계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가 부동층 표심을 보수 후보 쪽으로 움직이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 출신 전 미 국무부 고위 관리 리카르도 수니가는 “온두라스 사회는 미국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발언 이후 불확실하던 표심이 아스푸라 쪽으로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아스푸라만 협력 대상”…미국 전통 외교 뒤집은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부터 아스푸라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했다. 그는 “온두라스 국민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하고 아스푸라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길 바란다”고 밝히는 한편, 나스라야 후보를 “공산주의 성향의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또 “아스푸라가 이기지 못하면 미국은 온두라스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이 그동안 자유무역과 공정선거를 강조해왔던 전통적 외교 원칙이 사실상 뒤집힌 셈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지배적 강대국으로 군림하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재활용하고 있다”며 “온두라스 대선 개입은 그 상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대만 재수교’ 가능성도 변수…좌파 정권 교체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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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11월 30일(현지시간) 투표하는 국민당 대선후보 나스리 아스푸라(왼쪽)와 개표 초반 연설을 하는 자유당 후보 살바도르 나스라야의 모습. 개표율 56% 기준 두 후보는 불과 0.4%포인트 차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두 선두 후보인 아스푸라와 나스라야는 모두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만과의 외교 관계 복원을 시사했다. 온두라스는 지난해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며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지만, 새 정부 출범 시 외교노선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집권 자유와 재건당의 릭시 몬카다 후보는 20%대 초반에 머물러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전망된다.

트럼프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온두라스 흔드는 한 문장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는 한 문장은 온두라스 사회에 복합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보수 진영은 이를 ‘미국의 보증’으로 해석하며 환영했고, 진보 진영은 “트럼프식 민주주의가 중남미를 다시 지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개표가 지연된 가운데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선언하지 않고 있어, 트럼프의 한마디가 결국 온두라스의 정권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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