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SI:범죄의 흔적

[K-CSI] 6개월 만에 찾은 혈흔의 비밀...해운대 단란주점 변사사건

작성 2022.06.30 11:01 ㅣ 수정 2022.06.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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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흔이 스며들어간 타일의 홈. 붉은 네모 박스 부위
해운대 모 단란주점에서 변사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는 술에 취해 화장실을 갔다 오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종결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망자 유가족이 계속 타살 의심을 제기하자 사건 현장에 대한 혈흔 검출시험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였다.

업소 주인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서 화장실을 갔다 오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숨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망자 가족은 주점 내부에서 살해되어 유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났고 더구나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유흥주점이라 매일 청소를 했을 텐데 혈흔 검출이 가능할까? 만약 계단 밑에서 혈흔이 검출되면 업소 주인의 말이 맞을 가능성이 큰 것이고, 주점 내부에서 혈흔이 검출되면 가족의 주장대로 타살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즉, 살해되어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계단 밑 부분과 시신이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로를 따라 집중적으로 실험하기로 하였다.

루미놀 시험을 위해 모든 문을 담요로 가리고 실험을 진행하였다. 홀 내부 전체, 화장실로 가는 계단 등에 대해 꼼꼼하게 실험을 했지만 혈흔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실험을 마치고 불을 켜는 순간 화장실로 가는 계단 입구 타일 이음새 부분에서 거품을 발견하였다. 루미놀 시약에는 과산화수소수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혈흔이 있는 곳에서 거품을 내기도 한다.

마치 상처가 나면 소독약(3% 과산화수소 용액)으로 상처 난 곳을 소독할 때 거품이 일어나는 것처럼. 하지만 타일 사이에 더러운 물질(세균 등) 등이 묻어 있는 경우도 거품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 혈흔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그 부분을 뜯어서 정밀하게 실험하기로 했다.

그 부분에는 톱니 모양으로 무엇인가 흘러 들어가 굳은 형태의 흔적이 있었다. 불을 끄고 다시 루미놀 시약을 뿌리자 그곳에서 약한 형광 반응이 나타났다. 추가로 혈흔 검출 시험을 한 결과 혈흔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홀 내부에 장판 같은 타일이 깔려있었는데 아마 타일과 타일 사이의 연결 접착 부위로 모세관현상에 의해 소량의 혈흔이 스며들었고 그것이 오랜 시간 보존된 것으로 보였다.


6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타일 안으로 스며 들어간 혈흔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많은 시간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사건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박기원 전 국과수 부장 kwpark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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