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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흰코뿔소 54세 ‘토비’ 자러가다 쿵…그길로 숨 거둬

작성 2021.10.13 11:36 ㅣ 수정 2021.10.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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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이탈리아 유력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4세로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였던 토비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동물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 ‘토비’가 세상을 떠났다. 11일 이탈리아 유력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4세로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였던 토비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동물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토비는 지난 6일 베로나시 부셀렝고 소재 ‘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에서 쓰러진 후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낮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야간 보호소로 향하다 주저앉았고 곧 숨을 거뒀다. 동물원 대변인 엘리사 리비아 페나치오니는 “토비는 야간 보호소로 돌아오는 길에 바닥에 쓰러졌고 약 30분 후 심장이 멈췄다”고 밝혔다. 흰코뿔소의 평균 수명은 4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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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동물원장 체사레 아보사니 자보라는 “토비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지난 반세기를 우리와 함께한 토비의 마지막을 보고 있자니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2012년 토비의 짝이었던 암컷 ‘슈거’가 떠난 후 토비까지 숨을 거두면서, 이제 동물원에 남은 흰코뿔소는 39세 ‘벤노’뿐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원 대변인은 죽은 토비의 사체가 방부 처리 후 트렌토시 무제(MUSE)자연과학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비가 5년 전 같은 동물원에서 죽은 백사자 ‘블랑코’와 함께 나란히 관람객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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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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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흰코뿔소는 코끼리 다음으로 몸집이 큰 육상 포유류다. 서 있을 때 높이가 최대 1.8m에 이른다. 이름에서 유추되는 것과 달리 흰색은 아니다.

흰코뿔소라는 이름은 ‘넓다’는 뜻의 아프리칸스어 ‘weit’(웨이트)에서 유래됐으며, 흰코뿔소의 폭넓은 입을 가리킨다.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파생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공용어다. 백인들이 ‘weit’를 영어 중 발음이 비슷한 ‘white’로 잘못 알아듣는 바람에 ‘white’로 표기한 것이 굳어져 지금까지 ‘white rhino’, 흰코뿔소로 불리게 됐다.


임신 기간이 16~18개월로 긴 데다, 3~4년 간격으로 한배에 한 마리씩 새끼를 출산하는 특성상 흰코뿔소의 자연 번식은 매우 더딘 편이다. 여기에 코뿔소 뿔이 항암치료에 좋다는 낭설이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흰코뿔소 역시 대거 희생됐다. 남아공과 나미비아, 짐바브웨, 케냐 등지의 조직적 밀렵으로 흰코뿔소 개체 수는 한때 50마리까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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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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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
오랜 보존 노력 끝에 2012년 말 2만1361마리까지 증가했으나, 뿌리 깊은 밀렵 탓에 흰코뿔소 수는 다시 15% 정도 감소했다. 가까스로 기사회생하긴 했지만, 아직도 멸종 가능성이 높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Near Threatened) 관심 대상에 올라 있다.

특히 흰코뿔소의 두 아종 중 세상을 떠난 ‘토비’와 같은 남부흰코뿔소를 제외한 나머지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 단 2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였던 ‘수단’은 2018년 3월 케냐 보호구역에서 45살로 세상을 떠났고, 남은 2마리는 모두 암컷이라 사실상 절멸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수단이 죽기 전 확보한 유전자 샘플로 북부흰코뿔소 복원을 시도 중이다. 죽은 수단의 정자와 현존하는 암컷 북부흰코뿔소의 난자를 체외수정시킨 뒤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남부흰코뿔소 대리모에 이식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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