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강원도의 힘, 겨울 - 화천 산천어축제

작성 2019.01.24 09:37 ㅣ 수정 2019.01.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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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 산천어 축제는 우리 나라 겨울 축제를 대표하는 장소로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든다
# 에↗ 오↘ 에~~~~~오! 올롸잇!

뜬금없는 광경이다. 극장도 콘서트장도 아닌 분명 산천어가 얼음판 위에 펄떡 펄떡 미끄러지는 화천 산천어 축제장이다. 야외 라디오 스피커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2018>의 ‘에오’가 흘러나오자 낚싯대를 손에 든 도시어부(?)들이 따라 외친다. ‘에오’를. 이제 ‘대~한민국 짝짝짝’에서 ‘에오’로 국민 구호가 바뀐 듯하다. 직경 20cm의 얼음 구멍 사이로 챔질을 분주히 하며, ‘에오’를 따라 외치는 이곳은 북한강 흐르는 화천 산천어 축제장. 여하튼. 영하 12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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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는 운칠기삼이다. 얼음 구멍을 하루 종일 들여다 보아도 한 마리도 못 낚을 수도 있다
시작은 미약했다. 2003년 1월 11일 화천군 번영회에서 겨울 한철, 마을 살림에 좀 보탤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겨울 낚시 체험 행사를 연다. 결과는 대박이다. 22만 명이 다녀간다. 입소문을 타고 2008년에는 130만 명이 찾아온다.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다.

여기에 더해 2011년 미국 CNN은 화천 산천어 축제를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라는 엄지척 기사마저 호들갑스럽게 뽑아낸다. 어느덧 화천 산천어 축제는 일본 삿뽀로 눈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과 더불어 세계 4대 겨울 축제 중의 하나로 이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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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 낚시 행사장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이 행사요원이어서 축제가 큰 잡음없이 잘 흘러간다
급기야 2017년 산천어 축제는 173만 명이 모여들었고 대한민국 대표축제라는 타이틀마저 거머쥔다.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2019 글로벌 육성축제‘로 확실히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화천은 외박, 휴가 나온 군인들이 삼삼오오 중국집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복귀시간을 안타까워하는 마을이 아니라 세계축제협회(IFEA)가 선정한 인구 5만 이하 축제도시로 변모하였다. 산천어가 화천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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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에 100마리 이상도 구울 수 있는 구이틀. 자신이 잡은 산천어를 구워 먹을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얼음나라화천 산천어축제’에는 행사 종류도 무궁무진 다양해서 계획부터 잘 세우고 들어가야 한다. 메인 슬로건이 ‘얼지않은 인정, 녹지않는 추억 Unfrozen Hearts, Unforgettable Memories'으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및 3개면 일원에서 진행되는 산천어 축제는 얼음낚시 행사와 더불어, 루어낚시, 맨손잡기, 밤낚시, 눈썰매, 봅슬레이, 얼음축구, 피겨 스케이트, 버블슈트체험 등 겨울철 얼음과 관련된 놀이는 다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쯤 되면 겨울왕국을 따로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겨울 체험은 다 모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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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어 커피박물관. 낚시터 주변에도 방문할 곳이 많다
2017년에 한국은행 강원본부에서 발표한 ‘강원지역 겨울축제의 성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겨울축제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3,806억원, 부가가치유발은 1,659억원, 고용창출은 3,67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강원도내 지역의 겨울 축제 방문객 유치효과는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기에 가장 규모가 큰 화천의 산천어축제는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많이 담긴 행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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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얼음 조각전시장.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방문 적극 추천!
하지만, 화천 산천어 축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래 영동지방에서만 자생하던 1급수 서식 어종인 산천어를 오직 축제만을 위해 전국 10여 군데 넘는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아 축제에 활용한다는 점, 무분별한 낚시 상황에 따른 동물권리에 대한 이해 충돌, 여기에 더해 축제 기간 만료 후 축제장의 생태계 복원과 관련된 문제는 앞으로 화천 산천어 축제가 세계적인 겨울 축제로 굳건히 서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또 하나의 과제이기도 하다.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옷차림은 준비를.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산천어길 137

- 전 구간 무료 셔틀 버스 주말(토·일) 수시 운행 (09:00부터 19:00까지)

- 주말 자가용 이용 시 주차시설과 행사장과의 거리는 많이 멀다.

4. 감탄하는 점은?

- 너무나 많은 축제 인파. 특히 주말이면 산천어보다 사람이 더 많은 듯.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유명한만큼 방문객도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얼음낚시터, 세계최대실내얼음조각광장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산천어회와 구이(마리당 2000원), 행사장 밖 화천 시내 음식점들이 많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narafestival.com/01_icenara/

9. 강원도 겨울 축제는?

- 평창송어축제, 인제빙어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간단한 빙판 낚시지만 인생의 한 면을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다. 어떤 이는 한 시간 내에 10마리를, 어떤 이는 6시간동안 단 한 마리도 못 잡는 경우도 있다. 후자가 필자다. 산천어낚시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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