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통도사 가는 길 - 양산 통도사(通度寺)

작성 2018.11.22 09:31 ㅣ 수정 2018.11.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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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전 법당으로 쓰는 한 전각을 방향에 따라 금강계단, 대방광전이라는 현판을 따로 걸고 있다
“나는 왜 통도를 ‘通道(통도)’로 알았을까?” <민음사, 조성기, 통도사 가는 길. 1996>

대부분 눈치채지는 못할 듯 하다.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의 현판을 보고 있자면 가운데 글자인 ‘도’는 길을 뜻하는 ‘道(도)’가 아니라 법이나 단위, 수준, 경지를 뜻하는 ‘度(도)’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통도'는 일반 중생들 지레짐작의 ‘길이 통한다’라는 의미보다는 결국 승려가 되고자 하는 자가 ‘부처가 다다른 수준, 즉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라는 출가 발원(發願)을 되짚는 말이다. 이리하여 통도사는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나 다시금 반전의 의미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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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는 통도사의 금강계단 진신사리 자비보탑
국내에 위치한 사찰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성격과 특징 및 가람배치를 통하여 절집으로서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중에서 삼보사찰의 경우 이러한 성격을 더욱 더 잘 나타내고 있다. 즉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불보(佛寶)사찰로 유명하며, 합천 해인사는 부처님의 말씀(法)인 팔만대장경을 간직하고 있는 법보(法寶)사찰로, 순천의 송광사는 보조국사 이래로 총 열여섯 분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僧寶) 사찰로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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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의 대웅전. 앞면 3칸·옆면 5칸으로 내부에는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다
이중 통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있는 제1 적멸보궁이기에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는 사찰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적멸보궁이라 함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에는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그 중 통도사가 으뜸인 셈이다.

통도사 법당의 모양도 무척이나 특이하다. 하나의 법당이지만 방향에 따라 다른 이름을 품고 있다. 동쪽방향으로 법당에 들어가면 대웅전이 되고, 남쪽으로 올라서면 금강계단이라 부르며, 서쪽으로는 대방광전의 이름으로, 북쪽은 적멸보궁의 현판을 걸고 있다. 이리하니 예로부터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자신감에 여느 사찰에서나 즐겨 사용하는 흔한 가람배치 형식은 취하지 않고 스스로의 개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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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산조당. 조선 중기의 건축 양식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시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또 한 번 관람객의 호기심을 살짝 흔드는 글자가 통도사에 숨어 있다. 흔히들 통도사에는 유명한 금강계단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여기저기 계단이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묻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흔히들 계단이라 하여 ‘오르내리는’ 용도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의 ‘계단’은 승려가 ‘계를 받는 제단’을 의미한다. 즉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장소에서 ‘금처럼 굳센 계율을 새로이 승려가 되는 사람이 받는 제단’이라는 뜻으로 대웅전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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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 앞 계곡에 위치한 구름다리. 통도사의 늦가을 풍광은 경남권의 대표적인 경치로 손 꼽힌다
통도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46년(신라 선덕여왕 15) 자장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데 이때 자장이 당나라로부터 643년 귀국할 때 가지고 온 부처님 사리와 가사, 대장경 400여 함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봉안한 곳이 통도사다. 자장은 계단(戒檀)을 쌓고 난 뒤 승려를 배출하고자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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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 용화전 앞 전각 소개글을 유심히 읽고 있는 수녀님의 모습이 이채롭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사찰이 전부 소실되어 현재 우리가 만나는 통도사의 건물들은 1645년(인조 23) 우운(友雲)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들로 조선 중기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웅전을 비롯하여 보광선원, 응진전, 명부전, 삼성각, 산신각, 관음전, 용화전, 대광명전, 세존비각,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不二門) 등 조선의 시간과 더불어 통도사 만의 깊은 시간을 넉넉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도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의 하나다. 한 번은 가 볼만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들. 늦은 가을.

3. 가는 방법은?

- KTX울산(통도사)역에서 13번 시내버스를 이용. (첫차 07:12 / 막차 21:13 / 운행횟수 16회) 소요 시간은 30분정도. 택시 이용시 소요 시간은 20분정도이며 택시요금은 25,000원정도.

4. 감탄하는 점은?

- 대웅전, 금강계단. 영축산의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늦가을 풍광.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이면 인산인해. 주중도 방문객이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금강계단, 대웅전, 세존비각, 명부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산채비빔밥 ‘경기식당’, 조촐한 시골 분식 ‘달맞이꽃 분식’, 홍합밥 ‘동심’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tongdosa.or.kr/kor/index.ph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놀이공원 ‘통도 환타지아’, 동래 범어사, 금정산성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통도사는 큰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불이문,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가람배치와 더불어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시찰의 자부심이 한껏 느껴지는 대형 사찰이다. 늦은 가을이 제격인 사찰.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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