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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안녕”… ‘애끓는 모정’ 어미 범고래, 17일만에 새끼 놓았다

작성 2018.08.13 09:32 ㅣ 수정 2018.08.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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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속 작은 상자는 어미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끌고 헤엄치는 모습, 큰 사진은 17일 만에 새끼를 놓아 준 어미 범고래가 무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해 사체를 계속 끌고 헤엄쳐 다니던 어미 범고래가 결국은 새끼를 바다로 보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이 범고래는 20살로, 현지에서는 J35로 부른다. 어미의 모습이 처음 포착된 것은 지난달 24일로 당시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 빅토리아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와 함께 발견됐다.

당시 이 어미 범고래는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30분 만에 죽자, 자꾸만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새끼를 계속 물 위로 띄우는 행동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어미 범고래의 이 같은 행동이 스스로 비통한 마음을 달래고 죽은 새끼를 추모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그 사이 어미 범고래는 죽은 새끼를 돌보느라 기력이 떨어지는 등 건강도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죽은 새끼를 끌고 무려 1610㎞나 이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워싱턴해안에서 포착된 어미 돌고래에게서는 더 이상 죽은 새끼가 보이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몸짓이 매우 활발했고 건강도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어미 범고래가 약 17일 동안 죽은 새끼를 끌고 다녔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고래연구센터 소속 전문가인 켄 발컴은 시애틀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J35가 비교적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으로, 무리와 함께 헤엄치는 것을 확인했다. 더 이상 죽은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면서 “J35는 17일 동안 새끼를 끌고 1000마일(약 1610㎞)를 이동했지만 이제는 새끼를 놓아준 것으로 보인다.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J35는 2010년에도 수컷 새끼 2마리를 낳았지만 새끼가 죽어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다”면서 “하지만 어미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이제는 이곳 해역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고래와 돌고래가 마치 사람처럼 동료나 가족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애도할 줄 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특히 범고래의 경우 사나운 백상아리를 잡아먹을 정도의 힘을 가진 최상위 포식자인 만큼 사냥을 할 때에는 무자비하지만, 가족 사랑 만큼은 끔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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